“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눅2:14)
2002년에 춘천에서 교회를 개척해서 첫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12월22일 첫주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이불과 베게, 그리고 컴퓨터와 예배상(밥상으로 사용하기위해), 밥그룻, 책몇권을 들고 홀로 예배당 옆에 살림을 시작하며 첫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너무 춥고" 매일 "눈"이 오니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계단에 있던 화장실은 늘 얼어붙었고, 수북히 쌓인 눈은 치우기 힘들 정도로 계속 내렸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추운 이른 새벽에 호숫가, 강가에 생기는 "상고대"였습니다. 나뭇가지와 갈대들이 완전히 얼어붙어 보이는 차갑게 느껴지지만 새롭게 창조된 그 아름다움을 보는데는 아무리 추워도 그 추위를 뚫고 새벽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입김과 함께 펼쳐진 상고대는 마치 차가운 느낌보다, "뜨거운 열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얀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자리는 알맞게 마련된 곳이 아니었고, 어쩔수 없는 선택의 장소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베들레함 마굿간에 말구유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태어난 사건은 하나님과 어울리지 않는 장소이고, 심지어 인간에게도 출산을 위한 마땅한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시작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역설의 묘미라고나 할까요? 가장 추운날 뜨거움을 떠올리게 하고, "하늘에는 영과 땅에는 평화"의 상징이 되시는 예수님이 탄생한 곳은 가장 척박한 자리였으니 하나님은 늘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 일하시는 것에 감사가 넘칩니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것도 뜻밖의 기적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묵상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해본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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