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카톡 문자 두개가 날라 들었습니다. 이민자로 사시는 분들은 다들 경험하시겠지만, 새벽문자 만큼 놀래 키는 게 없습니다. 한국에 가족들 중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잠결에 더듬더듬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예전에 사역하던 교회 목사님이 제 별호를 지었고 전각을 파서 보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으신 별호는 “귓돌”(모퉁이돌)이라는 뜻이고, 두인도 하나 지으셨는데, “니양지껏”이라는 순수 우리말로, “별거아니니 포기하지 말고 영기를 내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도장을 세게를 파는데, “귓돌/김규현/ 니양지껏”이 한벌 도장세트이고, 두인은 글의 오른쪽 위에 찍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벽에 느닷없이 날아든 제 별호는 10여년전에 저에게 약속한 것이었습니다. 잠결에 든 생각은 이걸 잊지 않고 새벽에 보내는 걸 보니, 지난 시간을 더듬어 보내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간, 저에게 다른 별명이 하나 생긴 것이 “귓돌”이라고 하니까, 앞으로 저를 부르실 때 “귓돌” 목사님이라고 부르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3절, “도가니는 은을, 화덕은 금을 단련하지만, 주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단련하신다”는 구절이 깊이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삶의 모양은 다르지만, 별 차이 없는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주님과 동행한다고 믿는 우리들은 이런 고민들이 하나님이 우리를 다듬어 주시는, 단련하시는 것으로 고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을 더듬어 보는 순간을 맞이할 때, 어떤 단련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다루셨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교우들과 함께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막함에 한숨밖에 안 나오는 순간에도 주님이 우리의 마음을 단련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에 깊은 기도의 방으로 불려가는 것 같습니다.
별호도 받고 도장을 받았으니, 나름 폼나는 글에 전각을 찍어내는 흉내를 좀 내야할 것 같습니다. 10여년의 기억을 거슬러 오는 귀한 것이니 가슴에 잘 새겨야 겠습니다. 그 시간을 보내야만 받을 수 있는 마음이 단련되었나 봅니다.
중보기도
오늘은 고 한상은 목사님의 1주기입니다. 벌써 1년이라는 말이 뱉어지는 오늘 아침입니다. 다시한번 유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나눕니다.
김명제 장로님이 오늘 수술을 받으십니다. 어깨 수술이신데 속히 회복되기를 기도해주세요.
열린교회를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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